간만에 재미있는 만화.

산타대작전

모처에서 모종의 기회에 아는 분께 소개받은 만화. 일단 소개받자마자 냉큼 2권을 다 질럿다. 이 좋은 작품을 서점에서 찾기 어려웠다는 게 참 아쉬운 일이다. 북새통 어딘가에 가장 아래 칸에서 발굴하다시피 했다. 인기가 많아서 그런건지.. 혹은 그 반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재고는 1권이 6권 2권이 3권 정도 남아있었다.

나루토랑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는데.. 글쎄.. 딱히 비슷한 건 잘 모르겠다. 이게 비슷한 거라면.. 점프식 전개를 쓰는 만화들은 모두 드래곤볼 카피라고 해도 될 게다. 물론 어디선가 본 듯 한 설정이 조금씩 눈에 밟히는 건 사실이다. 하나하나 따지고 들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그 중에 어느것 하나 한 작품에서 가져왔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 만큼 그대로 가져온 건 하나도 없어보인다. 나름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참고는 했겠지만.. 제꼈다고 하기에는 참고한 작품이 참 미치도록 많거나 작가가 수 십년간 책만 드립따 파면서 공부한 게 느껴진다.

지극히 독자 취향 문제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선호하는 종류의 그림체다. 뭐 딱히 뭔가 비슷한게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개성적이고 독특하면서 존잘의 포스가 풀풀 풍기는 것이.. 그저 좋을 뿐이다. 선이 분명하고 맺고 끊음이 확실한게 신인 답지 않은 실력을 엿볼 수 있다. 작화 밸런스도 아주 좋은 편이다. 자세, 동작, 연출에 따라서 납득 할 수 있는 수준의 완성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딱히 어느 페이지 하나 날렸다 싶은 느낌이 안 들 만큼 세심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사슴을 참 멋지게 변형해둔 것도 맘에 든다.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존재를 작품 속에서 적절하고 설득력있게 변신시켜 두었다.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나 소개가 지나치게 자세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 작품 세계관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구성이나 전개가 전형적인 점프식 만화인 거 같긴 하지만.. 요즘 희박해져가는 국산 소년 만화중에 이런게 있다는 건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다만 소년만화 치고 불필요한 설명이 너무 많다. 아버지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도 부담된다. 많이 나오는 것 치고는 너무 소개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든다. 비중이 높은 인물이라면 더욱 부각시키거나 그렇지 않다면 단호하게 사라져야 하는데, 어느 쪽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남자 캐릭터 세 명 외에 다른 인물은 너무 인상이 약하다. 특히 여성 캐릭터들이 그렇다. 그냥 미소녀, 거유 누님. 그외에는 무슨 개성을 가졌는지 아리까리하다. 실제로 비중이 너무 약해서 왜 2권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다. 사실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 만화들이 가진 아주 전형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처음에 다르게 나왔다가 나중에 같은 녀석이 되버리는 만화들이 참 많으니까..

하지만 이게 데뷔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더 기대하고 뒤편을 사모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런고로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by Wind | 2009/06/19 00:03 | 노는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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