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안 될 거야 아마←어째서?

요즘 참 자주 보는 말입니다. 그리고 가장 보기 싫은 말이기도 해요. 우와. 구구절절 느껴지는 저 패배의식. 그냥 웃어넘기자는 의도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싫은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말이 씨가된다고 알게 모르게 저런 패배 의식 자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 같아서 싫습니다. 저런 식으로 '안 될 거야.'라고 단정지어버리면 정말 아무것도 못 할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한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 절대 다시 올라올 수 없는 나락을 향해 곤두박질 치는 느낌이라 끔찍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저런 식으로 단정지어버리는 것은 끔찍할 정도로 잔인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것. 그건 좋습니다. 사람인 이상 뭔가 부러운 게 많은 거야 당연하죠. 저도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이 부러워지는 순간을 하루에도 수 백 번 지나갑니다. '난 생긴게 왜 이럴까?' 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것 부터 시작해서.. '대체 나란 녀석은 왜 다른 사람에 대해 그렇게 극도로 무심 할 수 있나? 그러고도 사람인가?', '나란 녀석은 왜 이리 나태한가?', '난 대체 뭘 믿고 이렇게 거만할까?', '대체 내가 잘 하는 건 뭐냐?', '난 왜 이리 가난한가?', '나란 녀석도 정말인지 허세쩐다.', '내가 물에 빠지면 입만 둥둥 뜨겠지?', '우와! 내가 이렇게 찌질 할 수가!!!', '꼴에 눈은 높아가지고...', '답지 않게 소심하기는..', '또 자랑질이구나 이거..' 등등 정말 온갖 열등감이 머리 속을 지나갑니다.

그런데 이런 열등감 리스트 중에 하나라도 인정해 버리면.. '안 된다.'라고 단정지어버리면 정말 그렇게 되어버릴 것 같아서 싫습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날 인정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정말 비참해질테니까 말이죠.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한가지 의미로 정의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그 자신이라면 더욱 더 그럴테고 말입니다. 29년 동안 살아왔지만, 아직도 전 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내가 가지고 있지만, 내가 몰랐던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 말은 현실을 비판하는 용도로도 많이 쓰이더군요. 사회 현상이니까. 시국이 이러니까. 라는 이유로 포기해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당장 나 혼자 바꿀 수 있는 것은 없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 부터 손 놓고 바라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인지 진부한 소리입니다만, 이 순간 각자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당장 달라질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시간도 흘러가요. 정신줄을 놓을 수는 없어요. 뉴스에서 아무리 언론이 발광을 해도. 특정 매체들이 아무리 엄한 짓을 해도.. 우리는 그 동안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현실이 비관적이라고 거기에 따라갈 필요는 없으니까... 적어도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느꼈던 것을 잊지 않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잊지 않는다면 분명 바꿀 수 있을 테니까요.

하염없이 긍정적인 희망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포기하면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요. 정말 지는 건 바로 그 순간입니다. 포기하면 그야말로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힘들어서 그냥 주저 앉아버리는 것 보다 비틀거리면서 걸어가는 게 좋아요. 잠시 쉬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 잠시가 영원히 쉬는 것이 되면 안되요. 그러니까 포기 하지 말아야 하고 체념하지 않아야 해요. 적어도 각자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by Wind | 2009/05/07 01:49 | 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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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지옘 at 2009/05/07 02:03
무한 긍정의 힘~!! 세상에 안될건 없어요.ㅎㅎ
단지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포기를 해서 그런거지.;

암튼 될대로 되라하면 뭐라두된다.;(By조석..ㅋ)
Commented by Wind at 2009/05/08 02:22
그럼요 될대로 되라면 뭐라도 되는 법이죠.
주저주저하다가 시간만 보내느니.. 죽이되든 밥이되든 일단 질러야죠.
Commented by hihumi at 2009/05/07 09:22
그게 '우린 안될거야 아마'는 새로운 유행이 되어버려셔...

http://galou.egloos.com/4930670

Commented by Wind at 2009/05/08 02:22
그런게 유행이 되는게 싫은 거랍니다.:@
Commented by NePHiliM at 2009/05/07 10:29
Commented by Wind at 2009/05/08 02:22
......ㅇ<-<
Commented by SoulbomB at 2009/05/07 10:58
나 이미 인정해버렸음.

그래서 추락중.
Commented by Wind at 2009/05/08 02:22
헐퀴! 어서 올라오세요!!!
Commented by 물꿈 at 2009/05/08 22:00
스스로 그런 말을 자기 자신에게 되뇌이다 보면
어느순간 정말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요.
마치 무서운 저주같아요.
Commented by Wind at 2009/05/09 02:32
하하하하... 그러게요.
그래서 기왕이면 된다. 내지는 질렐루야 같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반영해 주는 말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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