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가 있는 것은 모름지기 사라지기 마련이지.

아까 길시언님이 작업실을 찾아오셨는데... 딴에는 접대하겠답시고 커피를 내리다가 텀블러를 깨먹었다. 역시.. 사람은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건가? 평소와 다르게 1리터짜리 알루미늄병에 깔대기를 올리고 그 위에 커피를 내렸더니.. 깔대기가 삐끗 하면서 텀블러가 낙하해 버렸다. 근 2년 가까이 써온 텀블러가 깨지니 조금 아쉽긴 하지만.. 중요한 건 커피는 말짱하게 다 내린 상태였다는 거고 일단 난 마실 수 있다는 거..그런 고로.. 오늘은 눈 뜨면 텀블러를 사러 나가야 겠다.

1. 광화문
2. 여전히 홍대.
3. 코엑스
4. 대학로.

대충 요 네 군데 중 한 곳을 갈거 같은데.. 어디가 좋으려나.. 듣자하니 광화문 교보에 프라 매장도 생겼다는 데, 거기에 들릴 겸 해서 광화문을 갈지.. 혹은 다른 곳을 갈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생각난 김에 융 드립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고보니 모카포트용 뎀퍼도 있어야 할 텐데.. 어째 이래저래 지를 게 너무나도 많다. 특히 다기라든가..다기라든가 다기라든가...
 
점점 작업실이 차마시며 멍 때리는 공간이 되어가나보다. 어째 작업실에서 하는 일 중 대다수가 명상과 멍때리는 것으로 집중되고 있다. 책이야 생각날 때 보기는 하지만.. 음.. 그 역시 보고 싶을 때나 보는 것. 대부분의 경우는 커피를 내리고 멍~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왜 이리 요즘은 멍~해지는 지 모르겠다. 머리 속이 비어가는 느낌이랄까? 좋게 말하면 명상이지만.. 글쎄.. 내 기준에 이건 그저 '멍때리고 있습니다.'라고 밖에는 표현 할 방법이 없다.

오늘은 1리터짜리 알루미늄 병 두개(출퇴근용)와 티스푼 5개, 티 포크 5개, 작은 나무도마와 장미나무로 만든 컵 받침 5개, 그리고 드립 커피를 저을 조금 긴 티스푼(큐빅이 달려있다), 알루미늄 깔대기를 질럿다. 덤으로 사온 것들을 꽂아 둘 받침도 질럿다. 이제 그럭저럭 손님을 맞을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 이제 남은 건 치즈를 녹일 용기를 가지고 나가는 것과 적절한 쟁반과 접시를 갖춰두는 것만 남았다.

아아.. 알콜 램프의 화력도 확인 했으니, 이걸로 간단하게 바베큐를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좀 생각해 봐야 겠다. 나가보니 바베큐용 꽃이가 있던데.. 이걸 활용하면 적절한 즉석 구이 장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마쉬 멜로 정도는 쉽게 구울 수 있겠지만.. 글쎄.. 꽃이용 스텐레스 꼬챙이를 쓰고 고기를 굽는다면 어찌 될까나.. 너무 작아서 역시 나 혼자 먹는 걸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도전해 봐야지.

내 작업실은 위치가 너무 애매해서 오후 7시 이후는 손님이 오시는 게 흠 좀 부담된다. 나야 집 앞이니 언제든 좋지만.. 역시 먼곳에 사시는 분들을 부르기에는 내가 사는 곳은 너무 외각이 아닌가 싶다. 번개를 하려면 대낮에 해서 간단히 퐁듀나 만들어 먹고 커피와 차를 대접하는 선에서 만족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혹시 사쿠란보 파는 곳 아시는 분 계시면 손?ㅇ_ㅇ? 덤으로 맛난 차 종류를 아시는 분 계시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제 작업실에 누가 언제 오실 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커피를 좋아하는 분만 오시는 건 아닐테니 말이죠.

by Wind | 2009/04/19 01:22 | 먹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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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길시언 at 2009/04/19 01:28
음? 프라 매장이 있는 건 종각 영풍으로 알고 있는데...광화문 교보에도 생겼나 보네요?
Commented by Wind at 2009/04/19 21:47
들어왔습니다.
마음 한 편에 만족을 담고...
Commented by 나막울었어 at 2009/04/19 10:56
장미나무로 만든 컵받침이라. 향기가 날듯.
예전에 가시없는 장미나무로 만든 묵주를 받은적있는데
향기가 너무 은은하고 좋았거든요.
Commented by Wind at 2009/04/19 21:48
음.. 이상하게도 제가 산 컵 받침은 은은한 향은 거의 없네요.
-_ㅠ 특유의 나무 냄새는 나긴 하지만.. 너무 약하달까나..
역시 가격이 너무 싸서 그런가봐요.-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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